우리는 익히 호명됐던 존재도 아니고,
빤히 알고 있다고 치부되는 존재도 아니다.
질기고 따듯하고 맹렬하고 너르고 당당한,
더없이 자유롭고 고유한 존재다.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았든, 다음 세대를 밝히는 길을 걸어왔다.
여성들 하나하나의 힘, 이어져 있는 여성들의 힘이 세상을 열어왔다.
누구도 거스르지 못하는 세상이 오고 있음을 알고 있고,
같이 나아가고 있다. 
상처받고 희생하며 지나온 삶이 고여 있고,
순환하며 연대하고 이어져 온 역사가 찰랑거리고 있는 ‘그곳’은,
지금 여기이다.
대단하지 않은 사람들의, 삶을 지속하려는 작은 노력은,
‘꺾였지만 살아가는 나무’처럼 생의 의지로 충만하기만 하다.
빨간 드레스를 입고 ‘춤’을 추듯, 나비 날개짓으로 ‘손짓’하듯,
지금 여기, 우리가 우리를 부른다.